서양미술사
2. 고대 그리스 미술 특징
그리스 본토 남쪽을 중심으로 폴리스라는 도시국가들을 이루며 발전한 이들의 문화와 예술을 우리는 그리스 문명이라고 부른다. 각각의 폴리스들은 매우 독립적이었지만 그들 나름의 개성이 있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델피와 올림피아 같은 성소에 모여 신들을 기리는 스포츠와 시, 음악 경연 등을 펼치곤 했다. 이와 같은 폴리스 사회의 기반으로 미술, 철학, 과학, 문학 등의 문화가 매우 다채롭게 꽃피었으며, 특히 아테네는 그 문화가 전성기에 달했던 최고의 황금시기였다. 그리스는 민주주의에 의해 운영되는 도시 국가들이 모인 문명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민주주의는 그리스 미술사에 영향을 끼쳤다. 그들은 인간의 이성적 능력을 존중하고 인간 생활의 이상을 실현하려 했다. 이상미와 균형미, 조화미, 비례와 질서를 강조하였으며, 이상적인 인체미를 추구하였다. 고대 그리스 미술은 서양 문화의 근원이 되는 이상주의, 합리주의, 인간 중심의 사상에서 비롯된 균형과 조화의 아름다움 추구 등을 특징으로 한다.
※ 일반적으로 그리스 미술은 그 양식의 변화에 따라 크게 네 시기로 나뉜다.
B.C 1000년 말~700년 | 기하학적 시기 | 그리스 초기 미술 단순하고 반복적인 문양과 패턴이 강조. 기하학적 문양의 그릇. |
B.C 620년~480년 | 아르카익 시기 | 페르시아 전쟁 전까지의 시기. 이집트 미술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남. 인체를 완벽하고 자연스럽게 묘사할 수 있는 능력이 완전하게 발달하지 못한 단계. 조각은 엄격하고 딱딱한 느낌이 남. |
B.C 480년 ~ 323년 | 고전 전기 / 고전 후기 | <고전 전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신의 위대함에 관심. 인체 비례를 완성하는 데 주력. 아르카익 미소가 사라지고 사색적인 표정 등장. 정신성에 바탕을 둔 사실주의 추구. <고전 후기> 부드럽고 우아한 분위기. 자연주의적 묘사 방식 추구. 현실성에 바탕을 둔 감각주의 추구. 운동감이 강조된 역동성 표현. |
B.C 323년 ~ 30년 | 헬레니즘 시기 | 그리스 미술이 로마로 흡수되며 사라지는 단계. 사실주의에 입각한 표현성 발달. 부드럽고 관능적인 운동감. 순간동세와 세밀한 묘사. 초상 조각이 발달(현실미가 보편화 됨.) |
■ 기하학적 미술 (B.C 620년~480년)
B.C 800년경의 도기화에서 기하학적 시기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미술 이전 시기에 번성했던 에게 미술 영향을 받은 도기화들은 초기의 단순한 패턴 묘사에서 점차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로 변화해갔다.
도기의 용도는 생활 도기, 제의용, 장식용 등 다양하게 쓰였고, 도기화의 내용과 소재는 일상 풍경에서 신과 영웅들의 무용담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했다. 도기화 기법은 붉은 바탕에 흑색 그림인 '흑화식' 흑색 바탕에 적색 그림인 '적화식'으로 그림의 색에 따라 구분한다.
■ 아르카익기 미술(B.C 620년~480년)
페르시아 전쟁 전까지의 시기로 대체로 아직 이집트 미술의 영향을 받아 그리스의 고유한 양식은 나타내지 못하였다. 기하학적 대칭을 중요시하고 기계적 대칭을 선호했기 때문에, 이 시기의 조각은 엄격하고 딱딱한 느낌이 난다. 이집트 조각상은 무표정인데 반해 그리스 조각상은 작은 미소를 띤다. 이 미소는 감정표현이 아닌 살아있는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미소는 '아르카익기 미소'라고 한다.
<코우로스와 페플로스 코레>
(좌) 남성 환조 입상이다. 코우로스는 남성 조각을 의미한다. 초기 이집트 영향으로 좌우대칭을 이루고 정면을 바라보며 한 발이 앞으로 나와있지만, 무릎은 높낮이가 같아 어색한 모습을 보인다. 세부 표현이 사실적이지 않고, 어색하고 딱딱한 느낌의 아르카익 미술의 특징을 보여준다.
(우) 코우로스가 남성조각을 의미한다면, 코레는 여성 조각을 의미한다. 누드 조각인 코우로스에 비해 코레는 의상과 머리 스타일을 화려하게 치장한 것이 특징이다. 밀랍에 녹이 분말 색소로 채색하는 '납화법'을 사용하였다.
<빈사의 전사>
아이기나에 있는 아파아이아 신전의 동쪽 박공에 있는 부조 중 가장 왼쪽 조각상. 이 조각상에서는 이 전에 딱딱하던 표정과 움직임을 잘 표현함으로써 움직이는 인간의 형태가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있다. 다만, 눈과 입 그리고 턱수염은 자연스러운 형태가 아닌 전통적인 규칙을 따르고 있다. <빈사의 전사>는 아르카익 시기 말기의 그리스 미술이 율동과 자연스러움의 표현으로 전화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장기를 두고 있는 아킬레스와 아이아스>
아르카익 시기는 도기화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기하학적 시기의 단순한 표현에 비해 투쿠, 망토, 인체 등이 자세하게 묘사되었다. 눈은 정면, 얼굴은 옆모습을 그린 기하학적 형태는 이집트 화법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몸체는 보이는 대로 그린 것은 고대의 규칙을 벗어나 미술가 자신들이 본 것을 본 대로 표현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 고전기 미술 (B.C 480년 ~ 323년)
그리스의 고유한 양식을 완성시킨 고전기 시기에는 조각과 건축 등에서 전형적인 장중미를 지닌 그리스 미술의 전성기를 맞는다. 이 시대의 조각은 해부학적으로 인체구조를 정확하게 묘사하였고, 아르카익의 경직된 규칙들에서 벗어나 인체의 동작, 운동감 등 이상적인 인간상을 표현하였다. 뿐만 아니라 얼굴의 표정에는 아르카익의 미소가 사라지고 숭고한 표정이, 자세에서는 한쪽 발에 신체의 무게를 싣는 '콘트라 포스트' 자세가 등장한다. 건축은 조화와 이상적 비례 규칙, 호화로운 조각 장식들로 건립했다. 따라서 고전기 양식을 '이상주의 양식'이라고도 한다. 또한 회화에서는 이집트 미술에서 보이는 평면성에서 벗어나 공간감을 얻게 되었다. 공간감의 획득은 형상이나 인물 등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것을 그리스 미술의 '서술적 기능'이라고 한다.
<원반 던지는 사람>
고대 그리스의 조각가 미론이 제작한 청동상이다. 미론은 운동선수가 순간적으로 정지한 상태를 포착하여, 함축적인 동세와 집중되는 에너지의 생동미를 표현하였다. 격렬한 동작이지만 표정은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고대의 조각가들은 스포츠의 이상을 미학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얼굴 표정보다는 몸의 형상에 초첨을 두었기 때문이다
<창을 든 사람>
고대 그리스 조각가 폴리클레이토스가 제작한 청동상이다. 폴리클레이토스의 7등신 비례와, S자로 긴장과 이완의 균형 상태를 보여주는 콘트라포스토 자세는 남성 입상 조각의 이상미를 보여준다.
<크니도스의 아프로디테>
고전 후기 우미 양식의 창조자인 프락시텔레스의 여성 누드 조각상이다. 다정한 시선과 빛나는 표현으로 아름다움 그 자체인 조각상은 대단한 찬사를 받았으며 이 조각상을 찬양하는 시들이 쓰이기도 했다. 콘트라포스토 자세를 한 이 조각상은 여신을 전라(全裸)의 모습으로 표현한 최초의 예배 상으로, 그 후 여성 나체 표현의 원형이 되었다.
■ 헬레니즘 미술(B.C 323년 ~ 30년)
B.C 323 알렉산더가 사망한 후부터 그리스가 로마에 귀속된 B.C 31년까지의 3세기간을 헬레니즘이라 한다. 알렉산더 대왕의 최초의 대제국 건설은 그리스 미술의 성격에 많은 변화를 이끄어냈고, 알렉산더 후계자들이 동방의 나라에 건설한 제국의 이름을 따서 헬레니즘 미술이라고 부른다. 그리스 미술은 대부분 헬레니즘 시대에 변화를 겪게 되는데 헬레니즘 미술은 거칠고 생동감 넘치는 격렬한 작품을 선호했으며 보는 사람들에게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인상을 주기를 원했다.
<라오콘>
베길리우스의 <아에네이드>에 나오는 장면을 묘사한 대리석 군상이다. 트로이 제자인 라오콘은 트로이 전쟁 때 그리스군의 목마를 받아들이는 것을 반대하여 신의 노여움을 사, 포세이돈이 보낸 두 마리의 거대한 뱀에게 라오콘과 두 아들은 살해당했다. 조각은 거대한 뱀에게 칭칭 감겨 고통스러워하는 라오콘과 두 아들의 격노를 표현한 것이다.
<아내를 죽이고 자살하는 갈리아인>
전쟁에서 패한 갈리아인 전사가 아내를 칼로 찔러 죽이고 자신의 목을 찔러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비극적인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사모트라케의 니케>
니케의 조각상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작품으로, 해전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세워진 조각상이다. 기울어진 날개의 각도, 뒤로 뻗은 왼쪽 다리, 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옷의 표현 등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 고대 그리스 건축
그리스 건축 영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그리스 건축의 아름다움과 특색이 잘 나타난 신전이다. 그리스 신전의 가장 오래된 형식은 미케네의 메가론에서 그 형식을 취한 것이다. 건축 양식은 B.C 7세기에 접어들어 급속히 발달하였으며, 초기의 경직된 기하하적 규칙성의 벗어나 B.C 6세기에 엄격하고 수학적으로 정확한 건축 방식이 만들어졌다. 그리스 신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건축의 기둥 및 그 위에 얹히는 주범 양식(오더)이다. 주범 양식은 각분의 비율이나 형태의 차이에 따라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코린트식의 세 가지로 구별한다.
1. 도리아식 건축
세 건축 양식 중에서 가장 오래된 양식으로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이 도리아식 신전의 가장 오래된 예다. 도리아식 건축은 굵은 기둥으로 주초가 없으며, 주두는 얕은 사발 모양을 한 주관과 네모 진모 양의 판관으로 되어있다. 주신에는 세로로 16~20개의 도랑이 새겨져 있고, 기둥의 윗부분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엔타시스(배흘림기둥)가 특징이다. 주신 위의 프리즈에는 주로 부조로 된 메토프와 트리글리프가 교대로 배치되어 있다.
<헤라 신전>
그리스 올림피아에 위치한 도리아식 건축양식의 대표적인 신전으로 제우스 아내이자 여동생인 헤라 여신을 모시기 위해 지어졌다. B.C 4세기 초에 지진으로 파괴되면서 지금은 일부 유적만 남아있다.
<파르테논 신전>
도리아식 양식의 절정을 보여주는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의 수호여신 아테나에게 바친 신전이다. 경직된 기하학적 규칙성에 벗어나 시각적 안정감을 위한 라이즈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얼핏 보기에는 직선과 평면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곡선과 곡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파르테논 신전은 B.C 448년 ~ B.C 432년까지 당대 최고의 조각가와 건축가의 설계로 16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2. 이오니아식 건축
B.C 7세기 초부터 소아시아의 에게해 연안에 거주하던 이오니아인 사이에서 발달하여, B.C 6세기 이후 아테네를 비롯해서 그리스 전역에 전파되었다. 도리아식이 단순하고 중후하며 남성적인 데 반하여, 이오니아식은 오리엔트 세계의 영향을 받아서 여성적인 경쾌함과 우아함을 특징으로 한다. 2개의 소용돌이무늬를 연결한 기둥머리와 날씬한 기둥에는 주춧돌을 않히고, 대들보를 부조로 장식하는 등 도리아식과는 크게 대조를 이룬다. 조각에서도 카리아티드 양식과 같은 여성의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의상 표현에서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에레크테이온 신전>
이오니아식의 대표적인 신전으로 아테네 최성기의 최후의 걸작이다. 이 신전은 고대 아테네의 신화적 영웅인 에렉테우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카리아티트 양식>
그리스 신전 지주로 사용된 여상 주로 드레스 입은 여신이 건물을 받치는 모양의 기둥이다. 에레크에이온의 6 인체가 대표적이며, 남상주는 아틀란트이다.
<니케 신전>
아테나 니케 신전은 고대 아테네인들이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로 이끈 아테나 여신을 모시기 위해 지어졌다. 그리스어로 '승리'를 의미하는 니케와 지혜의 여신 아테나는 '아테나 니케'라는 이름으로 숭배되었다.
3. 코린트식 건축
알렉산더 제국 건설과 함께 등장한 헬레니즘 미술의 후기 그리스 건축 양식이다. 헬레니즘 미술에서 나타난 화려한 장식적 특징을 코린트 양식이라 한다. 아칸서스 잎을 묶은 듯한 모양의 주두가 특징이며, 전반적으로 기교적이고 호화롭게 장식되었다. 코린스식은 화려한 장식 효과를 즐기던 로마인에 계승되어 복잡하게 구성된 콤퍼지트 양식으로 발전하였다.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동쪽에 있는 신전으로, 그리스 신화의 최고 신 제우스에게 바쳐진 신전으로 코린트식 기법으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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